리더알프에서 알프스 산촌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웅장한 알레치 빙하의 모습에 푹 젖은 이틀을 보내고 다시 길을 따라 차를 몰아 이태리로 향해 달려간다.
그런데 아마 아우디 A4 가 우리와 인연이 없는지 오늘의 목적지를 한 시간 정도 남기고 차를 버렸다. M이 다시 멀미 를 하기 시작해 벨린조나 Belinzona 기차역에 차를 주차하고 기차로 목적지 코모로 가야 했다.
덕분에 로마 교황청의 근위대가 스위스 사람들이란 것과 첫 근위대는 벨린조나에서 집결해 로마로 행군해 갔었다는 사실 을 알게 되었다.
기차로 도착한 코모 Como. 야경이 아름다운 코모 호숫가에 위치한 마을은 사실 15세기 밀라노와 섬유산업의 주도권을 다투던 막강한 도시였다고 한다.
밀라노 보다 훨씬 아름다운 이 도시가 밀라노와의 전쟁에 패하고 소도시가 되었지만, 한편 그 덕택에 망가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우리의 호텔은 호수를 내려다보는 광장에 위치하고 있다. 호텔 앞 광장 너머엔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길이 완만한 커브를 이루며 돌아간다.
방 문을 열고 보니 몇 년 전 혼자 이곳에 왔을 때 내가 묵었던 바로 그 방이다. 이런 우연도 있다. 내 기분은 마치 무슨 마법 에 걸린 듯. 데자뷔가 현실이 된다. 호텔 방은 호수 쪽으로 발코니가 있고 옆면엔 큰 유리창이 있어 교회의 종탑이 가까이 보인다.
붉은 지붕이 이어진 도시는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고 작은 골목이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그 골목마다 제법 고급스러운 물건을 놓고 파는 가게들로 넘쳐 난다. 베키오 다리 근처의 피렌체 분위기와 흡사하다.
밤에 산책 나와 호텔 앞 광장에서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를 담아본다.
마리나를 따라 보도를 걷다. 오른 편의 잎이 큰 가로수는 언젠가 내가 혼자 이곳에 왔을 때 autumn leaves로 나를 맞이했 었는데... 한 여름인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다.
꿈에 잠긴 마을 앞의 마리나에서 언덕 위 집들의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이 아름답다.
전엔 왔을 때는 언덕 위 마을은 가보지 않았다. 언덕을 오르는 기차는 거의 40 도는 될 법한 언덕을 오른다.
언덕 위에는 아래의 마을 보다 훨씬 덜 상업적이다. 현지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역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제법 웅장한 교회 앞에서..
이른 아침이라 아직 사람들 왕래는 거의 없었다. 정적에 쌓인 평화로운 마을이 현란한 다운타운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둥글게 돌아가는 계단은 아래 마을로 연결되는 옛길이다.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멀리 호숫가에 마을이 옅은 안개에 젖어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 햇살이 좋은 늦은 아침을 약간의 휴식으로 보낸다. 창 너머 호수가 보인다.
출발에 앞서 성곽을 따라 만들어진 올드타운의 골목들과 그 안의 다양한 가게들을 M과 구경하는 것으로 코모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data-matched-content-ui-type="image_stacked" data-matched-content-rows-num="4,2" data-matched-content-columns-num="1,2"호수의 절경과 중세 도시의 아기자기함이 뺴어난 즐거움을 주는 도시, 코모에서의 이틀을 보내고 우리는 취리히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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